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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게시판

지하철 혹은, 버스에서 옆자리의 사람이 잠에 들어 내 어깨에 기대는 때가 종종 있다. 기댈듯 말듯 그 사람은 머리와 내 어깨의 간격을 좁혀 놓거나 대놓고 기대면서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게 만든다. 약 15.425년전까지는 김태희나 채시라(나 유진, 효리, 김현주, 여여여 !남 등등등...)와 같은 신들이나 그에 준하는 사람들과 그런 기회가 있길 바랐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송혜교든 설현이든 다 송해 선생님이다. 막상, 그런 상황이 생기면 난감하고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기댄 머리를 손으로 치우거나 어깨로 쳐 내기엔 너무 무정하다.(하지만, 지속적으로 실수인척 어깨로 쳐 낼 타이밍을 찾는다. 시뮬레이션이 많아 질수록 실제 행동은 어색하다) 그렇다고 계속해서 가만히 있기에는 솟아있는 머리카락이 턱과 코를 간지럽혀 꽁기꽁기하다. 술이 된 분이 술닭주꾸미마늘담배고기 향기로 다가와 피자를 생산할 것 같은 조짐을 보이면 그 기분은 극에 달한다. 그 옛날 딱 한번 보았던 모습도 떠 오른다. 기대고 있는 분의 입에서 흐르던 무언가가 어깨로 흘렀던 것을 끝까지 모르고 지하철에서 내렸던 분. 뒤에서 보이는 그분의 어깨는 참 듬직해 보였다. 한때, KTX 동반석 카페가 유행한 적이 있다. 저렴한 4인 동반석을 예매한 후 목적지까지 동행할 나머지 인원을 구하는 커뮤니티 였다. 십수년 전이었던가? 그 커뮤니티 덕분에 자리를 싸게 얻어 부산에 내려갔다. 게다가 남다른 외모로 스튜어디스를 준비하는 학생과 2시간 반동안 마주 앉아 가는 감사한(?) 기회가 생겨 버렸다. 하지만, 타고난 저질 체력은 인사만 겨우 나눈채 세상을 잊게 만들었고 순식간에 1시간 반이상을 속 편하게 잤던 것 같다. 서서히 잠이 달아나기 시작하면서 나는 머리를 치켜든채 대놓고 열고 있는 내 입과 고여있는 고로쇠 물 그리고 얼마동안 누수되고 있었는지를 느끼게 해주는 입가로부터 턱아래까지 느껴지는 미지근함(가끔 시원함)을 받아들여야 했다. 모른척 자신의 옆과 그앞, 내 옆좌석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그 학생과 주변 분들에게서 진정한 배려가 묻어나는 스튜어디스의 모습을 보았다. 누구나 진상은 뜻하지 않게 되어버릴 수 있다. 코도 부지런히 골았을 거다. 체력은 매너다.

지...

‪#‎금도느끼는그때의쪽‬ ‪#‎분당선블루스‬ ‪#‎땅속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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