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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게시판

목요일의 밤늦은 지하철속은 술과 고기(와 개) 냄새로 충만하다. 쏟아지는 잠을 주체 못하며 휴대폰을 서른 마흔번째 떨어뜨리고 줍는 사람. 전혀 모르는 사이끼리 기대어 자는 사람들. 자신의 목소리 크기를 가늠치 못하면서 했던 개그를 마흔서른번째 반복 하는 사람. 본인은 술을 자셨으나 말짱하다는 자신감 찬 표정으로 나를 보는 홍익사람. 이런 광경은 지하철에서 내린 플랫폼에서도 계속된다. 대각선으로 뛰는 사람. 역 기둥에 기대려고 기어 가는 사람. 이어폰 속 노래를 따라 부르는 사람.

다음날 아침에 내린 지하철역에서 볼 수 있었던 또 다른 광경 - 칸칸마다 스며들어 굳은 피자의 흔적을 연신 긁고 있는 에스컬레이터의 끄트머리.

그래도 좋다. 실컷 재밌게 놀았거나 퇴근이 많이 늦었을때, 끊기지 않은 막차를 기다리며 느끼는 안정감. 그때는 사람이건 개이건 뜨거운 술닭쭈꾸미마늘담배고기 냄새를 그윽하게 뿜어도 좋다. 이 차가 묵직하고 바르게 집까지 나를 실어다 줄 것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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