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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설 게시판

사고현장에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시련을 견뎌내고 세상의 빛을 다시 봐야 할 실종자들.

그리고, 그들의 부모와 지인들(그들의 속마음은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그래, 짐작만 할 수 있다. 어찌 똑같은 수준이 될 수 있으랴.)

필사적으로 실종자들을 구해내고 싶은 사람들.

직접적이지 않더라도 이 상황의 해결을 어떻게든 돕고 있는 사람들.

이 상황을 전달하고 공유해 더 나은 아이디어가 도출되거나 최소한은- 더 많은 공감을 얻어 상황의 해결에 어떤 방식과 형태로든 도움 될 상황을 만들고픈 사람들.

직접적으로 행동 할 여건이 되지 않아 상황이 해결되기를 소망하고, 기도하고 염원하며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사람들.

물론, 걍 두들겨 패 주고픈 '놈/뇬'들도 있을 것이다. 즉, 지금의 상황을 '기회'로 생각하는 '것'들.

이딴 ㅅㅋ분들의 언급은 미루자. (나중에 다양하고 흥미롭고 찰지게 씹어줄 분들이 많을테니까.)


처음부터 줄곧 상식적으로 생각하고자 했다. (내가 가진 '상식'의 수준이 의심스럽긴 하지만...)

사고가 터진 첫날 이후로 TV화면은 계속해서 현장을 반복해서 보여주고 SNS에서는 과장되거나 자극적으로 변모한 정보부터 거짓된 정보까지 퍼 날라지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저 '현장'과 '상대방'의 상황을 상상할 수 있는 팩트에 내가 가진 미약하디 미약한 '상식'만 적용시켜 보려 노력했다.


1. 왜 선체의 진입이 더딜까?

껌껌하고 차가우며 몸을 가누기 힘든 심해로 내려가 뽀죡하고 무겁고 딱딱한 온갖 것들을 치워내야 하고 죽은 사람의 시체를 마주할 상황까지 각오해야 하는-

'필사적으로 실종자들을 구해내고 싶은 사람'들의 고충을 상상해 봤다. 운동삼아 밝디 밝고 미지근한 수영장에서 몇 분만 수영해도 지치는 나 이기에.

전체 잠수가능시간 30분남짓. 그와중에 목적지까지 진입하는데 10분이상... . 내려가는 순간부터 나는 공포심이 생길 것 같다. 헌데, 길어야 10분이내로 무언가를 하고 와야 한다. 물건을 치우거나, 문을 열거나 창을 따거나. 어두운 와중에 온갖 날카롭고 뽀죡한 것들 사이에서 시체라도 찾아 내고 와야 한다. 이만큼 힘든일이 또 있을까?


2. 왜 빨리 선체에 구멍을 뚫지 않을까?

영화처럼 상상해 봤다. 턱까지 물이 차오른 좁디 좁은 구조물 구석, 눈을 감은지 뜬건지 구분조차 어려운 어둠속에 내가 있다. 헌데, 저만치 어디쯤에서 드릴로 구멍을 뚫는 소리가 들린다. 그 구멍이 뚫리면 물이 더 들어 올테고 턱까지 차있던 물의 수위는 더 높아질 것이다.


3. 왜 빨리 선체를 들어 올리지 않을까?

1. 아주 이상적인 상황- 즉, 로봇태권 V 혹은 그와 유사한 장비가 배의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서 살포시 붙잡고 수면위로 떠올려 준다고 가정해 보자.

선체 내부의 중력 상황은 바뀌게 된다. 즉, 물이 흘러 내려 바다로 떨어진다. 선체 내부의 물에 떠 있던 온갖 무거운 것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다른 것들을 건드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들 중 하나가 내 옆에 있던 기둥을 건드리고 그것이 받치고 있던 내 머리위의 냉장고가 떨어진다.

2. 현실 - 체인등의 줄을 여기저기 묶어 감아 올려야 할 것이다. 상상해 보자. 로봇태권 V 상황보다 수십배로 선체는 이리저리 움직일 것이고 그속의 온갖 물건들도 난장판으로 굴러다니기 시작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어느 한쪽에 모여 있던 공기는 다른 쪽으로 이동해 간다. 이런저런것들에 몸이 끼여 있던 나는 공기의 이동이 시작되면서 물이 차오름을 알게 된다. 혹은, 기울기가 바뀌면서 내 몸에 밀착되어 있는 냉장고가 내몸을 조이기 시작했음을 알게 된다.


4. 왜, 사망자, 실종자, 생존자의 집계가 엉망 진창일까?

인원파악이 가장 확실하지 않을까 싶은 회사의 건물 속 인원의 파악을 가정해 보자. 출입증을 찍고 들락날락할 수 있는 회사 건물이 있다. 어느 시각을 기준하여 그때, 그 건물안에 있는 사람의 수와 신원을 파악하려 해 보자. 단순히 출입증을 찍고, 나온 기록만 훑어 보면 될까? 그렇지 않다. 출입증을 가지고 오지 않아 임시 출입증을 발급받아 쓴 이들이 있을 것이다. 이로 인해 보안팀은 그 기록을 따로 기록해 둬야 한다. VIP는 출입증이 필요 없다. 그 수행원들 중 일부도 필요 없다. 이로 인해, 보안팀은 VIP명단을 또, 한번 따로 기록해야 한다. 출입증의 사진과 출입자의 얼굴을 일일이 비교해 볼 수 없다. 그러니 마음먹고 다른이의 출입증으로 건물에 진입한 이가 있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그와 출입기록상의 신분은 일치하지 않는다. 1층의 화장실은 보통 출입증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 곳이 있다. 그들의 수와 신변은 기록되지 않는다. 주차장은 어떨까? 주차장에 차를 대어 놓은 후에 1층으로 와서 출입증을 찍어야 한다면? 가정 가능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많아진다.

이러한 건물이 무너졌다. 엠뷸런스가 모여들고 눈에 보이는대로 사상자들을 즉시 병원으로 수송해야 한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엘뷸런스는 한두대가 아니고 그 엠뷸런스들을 수용하는 병원도 한 두 곳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환자를 담당하게 된 의사나 간호사 혹은 구급대원 중 누구하나가 어디론가 상황을 통보해야 한다. 누가 해야할까? 동시에 하면 문제는 더 커진다. 그렇다면, 어디에, 뭐라고 통보해야 할까? 그들에겐 그저 신원미상의 1인이다.

이렇게 정신없이 시간이 흐른다. 건물의 잔해 속에는 몇명이 남아 있고, 몇명이 구조되어 나갔을까?

어떻게 빠른 집계가 가능할 수 있을까?

(여기서 다시 정치적인 이슈가 떠오르기도 하는 것 같다. 나는 이 이슈도 훗날에 언급 되었으면 싶다.)


현실로 돌아오자. 지금은 지금과 이후를 생각해야 한다. 가능한한 상황의 해결을 위해 에너지를 쏟아야 한다. 과거의 실수를 되짚어서 '아, 그때 그랬어야 했는데!'에 집착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다. 즉, 지금은 선장을 구금하여 그의 잘잘못 여부를 조사하고 따지고 형량을 가늠하여 어떻게 벌할 것인지를 고심할게 아니다. 똑같이 지침을 어기고 먼저 탈출한 승무원들을 비난만 할 때가 아니다.

그들을 이용해야 한다.

사고가 난 배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이들은 어쩔 수 없지만 바로 그들이다. 그렇다면, 현장에서는- 그들로부터 가장 많은 정보를 얻어내야 하고 그들이 현장을 직접 보면서 도움이 될만한 발상을 끌어 내게끔 부추겨야 한다. 그들이 소방시설의 사용법을 모르고 있을 수도 있다. 그들이 배의 통로 전체를 숙지하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 도움 될만한 다른 것들, 다른 정황들- 하다 못해 마지막으로 그들이 설정해 놓고 온 배의 상태를 기억할 지도 모른다. 골방에 가둬 놓고 그런 것들을 떠올려 보게 하고, 쥐어 짜내려 할 것이 아니다. 방금 타고 내렸던 내 자동차의 차문을 잠궜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시 직접 본다면 떠올릴지도 모르는 것 아닌가?


나는... 이런게 상식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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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이제 이런류의 글도 지친다.

    이런 행동과 관련한 에너지들이 어떻게든 응집되어서... 한순간 조용해졌다가... ...

    생존자 소식이 연거푸 터져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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